관하여 올립니다.
마음으로 사진 찍기
꽃이 피어있다면 그 주변의 배경은 의식하지 않는 한 보이지 않는다. 이에 반해 카메라는 달려있는 렌즈의 화각만큼 비쳐진 상이 그대로 찍힌다. 내가 보려고 하는 꽃뿐 아니라 주변의 배경도 똑 같은 픽처 밸류로 찍힌다. 기계적으로 비치는 이른바 객관적 인식이라 할 수 있다.
분명히 꽃을 찍었지만 주변에 비치는 모든 것이 사진에 그대로 담기는 것이다. 카메라라는 기계는 주어진 성능만큼 더하지도 빼지도 않고 그대로 보여준다. ‘인간의 눈은 보려는 것만 보고 카메라의 눈은 보이는 것은 다 본다’ 이 차이를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. 카메라의 렌즈가 맺어주는 상은 인간의 의식과 다른 단순한 이미지일 뿐이다.
의도한 대로 사진을 찍기 위해선 다름을 이해하고 극복하려는 노력을 더 하면 된다. 몇 번의 연습을 거치면 훨씬 익숙해질 것이다. 익숙해지기 위해선 많이 접해보는 방법 밖엔 없다.
실제 촬영에 적용해보면, 우선 찍으려는 대상에 바짝 다가서는 습관을 들일 필요가 있다.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사진의 주제가 되는 대상을 화면 가득히 채워 촬영한다. 꽃의 모양이 눈에 띄어 사진 찍으려 했다면 카메라를 바짝 들이대서 화면 가득히 꽃만 찍을 일이다. 꽃의 색채가 강렬했다면 그 색채만을 염두에 두면 된다.
찍어야 할 대상을 의식적으로 단순화해야 한다. 보려는 것, 혹은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가 많아지면 의도가 많아지면 어느 것 하나도 제대로 표현되지 않는다. 미식가는 뷔페식당을 이용하지 않는다. 정작 맛있는 음식은 전문 식당에서 만들어진다. 먹는 것이나 보는 것이나 단순하게 집약될수록 충족의 강도는 높아진다.
사진을 찍다 보면 눈에 들어오는 것들을 다 담아내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. 뒤 배경을 더 넣고 싶어지고, 눈에 띄는 색채 또한 버리고 싶지 않다. 하지만 이런 요소들을 욕심 내다 보면 정작 내가 찍어야 할 대상은 여기에 묻혀 힘을 잃게 마련이다. 표현해야 할 대상(주제)이 복잡할수록 사진은 약화되고 단순할수록 강렬해진다.
사진 한 장에 많은 것을 담을 수 없다. 자기가 본 것, 느낀 것을 압축해 하나로 정리하는 방법이야말로 가장 좋은 사진 표현법이다. 훌륭한 사진은 많은 것을 보여주려 하지 않는다. 단순한 메시지에서 큰 울림을 이끌어 내는 것은 모든 예술 장르의 공통된 방법론이다.
사진 찍기는 무료한 일상의 탈출과 삶을 변화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제격이다. 우선 아무나 쉽게 할 수 있고, 특별한 기술이나 준비가 필요 없다는 이점이 있다. 세상사에 “쓸데없는 일’은 대개 긴장과 대립 관계를 이루고, 스트레스를 동반하게 마련이다. 이해와 목표가 분명한 일일수록 즐거움과 재미, 기쁨이 없다는 사실이 이를 잘 말해준다. 반면에 ‘쓸데없는 일’이 주는 쾌감과 자유는 현실의 굴레를 넘어설 수 있는 힘을 생성시킨다. 비현실적 세계에서만 가능한 자유와 일탈의 정서가 삶에 활력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.
사진 그 자체가 아니라 사진 찍기 위한 전 과정을 살펴보면 스스로 즐길 수 있는 부분이 의외로 많다. 구체적으로는 사진 찍을 대상에 직접 다가 가야 하고 그를 파악하기 위한 예비과정도 필요하다. 즉 여행을 하기 위해 현지 정보와 사전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이라 생각하면 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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